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영화

넷플릭스 | 영화 기생수 리뷰

liokrongs 2024. 4. 1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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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수: 더 그레이>를 보고 나니 원작 기생수의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인지 넷플릭스 메인에 <기생수>가 계속 떠있었다.

필자가 이전에 보았던 건 애니메이션인데 개인적으로 애니메이션 리메이크가 나오면 어떨까 한다.

프레임이 떨어지는 애니메이션은 뭔가 가벼워 보인달까. 기생수 정도 되는 IP면 리메이크 한번 해주면 좋겠다 싶다.

 

아무튼 이번엔 실사화 영화 <기생수>를 다시 보았다.

일본 실사화 영화 특유의 어색한 연기가 조금 거슬리긴 했지만, 애니메이션을 다시 정주행 하는 것보다는 짧기 때문에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기생수>는 정확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스토리 전반에 걸쳐 계속 말하는 것 바로 공존이다.

 

기생생물의 목적은 생존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들의 목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인간은 단순히 생존만을 목적으로 살지 않는다. 인간은 어떻게 사느냐를 고민한다.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동물과는 다르다고 말하고 만물의 영장이라 한다.

 

기생생물은 굉장히 이성적인 존재이다. 생존을 위해 가장 효율적이고 이성적인 방법으로 접근한다.

다른 기생생물들이 인간의 뇌를 노리는 이유도 그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기생생물 오른쪽이는 신이치의 뇌를 차지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주인공 신이치와 공생하는 오른쪽이가 신이치와 공존을 택한 이유도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이다.

또 한 가지는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인간과의 싸움이나 경쟁이 아니라 인간사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것이 더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다. 그러니까 기생생물은 생존을 위해서라면 가장 이성적인게 좋다고 판단한다는 것이다.

 

기생생물들은 인간사회에 스며들기 위해 실험들을 진행한다.

하지만 기생생물들도 각자의 개성이 있다.

A씨는 호전적이고, 타미야는 실험적이다.

기생생물들은 정말 이성적인 실험을 진행하지만 점점 알 수 없는 무언가에 막히게 된다.

그 알 수 없는 무언가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타미야는 계속 실험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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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와서 인간은 이성적인 사고를 하기 때문에  만물의 영장이라 한다. 그리고 인간보다 기생생물들이 더 이성적인 사고를 한다. 그렇다면 기생수가 인간보다 뛰어난 존재인가.

 

기생생물 타미야는 실험을 위해 A씨와의 잠자리를 통해 아이를 임신한다. 기생수는 뇌를 지배했을 뿐 몸은 완벽히 인간이기 때문에 타미야가 낳은 아이는 완벽한 인간이다.

타미야가 인간의 아이를 통해 알고 싶은 건 이성 또는 이론을 초월한 어머니의 존재, 즉, 이성을 뛰어넘은 무언가를 알고 싶어 한다.

결국 타미야는 마지막 순간에 그 무언가를 깨닫게 되고, 인간들은 그런 타미야의 모습에 오히려 놀라게 된다.

 

영화에서 기생생물 오른쪽이는 점점 사람처럼 되어가고, 반대로 신이치는 기생수처럼 되어간다.
그러니까 기생수에게 괴물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져 있을 뿐 
인간이나 기생수나 그게 그거라는 거다.

결국 신이치는 인간과 공존하지 못하는 기생생물을 이기고 , 인간과의 공존을 터득한 기생생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남았다.

 

 

<기생수>에서 계속해서 던지는 주제는 공존이다.

 

필자도 어릴 적부터 '호랑이굴에 끌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라는 생각으로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늘 성공적이진 못했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생각을 정확하게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이성적이라 생각한 행동도 이성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이미지가 나빠지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했고, 흐트러진 모습을 두려워했다. 늘 완벽한 모습을 보여여했다.

술을 먹어도 한번 흐트러져 본 적 없을 정도로 늘 머릿속에 이성을 절대 놓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다.

 

하지만 30이 넘으면서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가끔 망가지기도 하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물론 이전에 비해서이다.

그랬더니 신기한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주변에서 가끔 너무 좋은 사람이지만 왠지 모를 벽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특히 더욱 가까운 사이, 예를 들어  전 연인들에게 평소에는 너무 따뜻한데, 차가울 땐 너무 세상 무섭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오히려 그 시절 필자는 화를 낸 적도 없다. 문제가 생겨도  늘 차분하게 말했다. 그래서 필자 스스로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었다. 지금은 화도내고, 짜증도 부린다. 내가 좋은 것, 싫은 것에 대해서도 말한다. 그랬더니 사람이 되었다.

기생생물처럼 이게 정확히 뭐라고는 설명하지 못한다.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다. 말로 표현할 수 없다는 건 필자도 아직 정확히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인간은 한명 한명이 변수이다.

 

처음에는 우월한 존재처럼 보였던 기생생물들이 영화 마지막에는 연약한 존재가 되었다. 

인간들이 더 우월한 존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네트워크 능력, 인간들은 보이지 않는 무언가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요즘 어쩌다 보니 계속 공감능력에 대해 말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만 공감해 주기를 원하지만  정작 자신은 공감을 할 줄 모르는 시대다.

필자가 '꼰대'일 수도 있겠지만, 공감능력이 인간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진리이다.

 

 

추가로, <기생수> 영화 여기저기에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기생생물들의 아지트도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이다.

기생생물의 아지트는 일본 오카야마 다카하시시의 나리바 미술관인 것으로 보인다.

'안도 타다오'는 건축물이 자연과의 조화되기를 꿈꾼다.

'안도 타다오' 특유의 미니멀한 디자인과 자연과, 자연채광을 이용한 설계는 실제로 봐도 멋있지만 미디어를 통해 나올 때 더 인상 깊은 것이 있다. 아무래도 '안도 타다오'의 사상이 건축물에 투영된 만큼 건축물이 하나의 유기체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원래 징그럽게 생각했던 오른쪽이가 영화에서는 이상하게도 점점 귀엽게 느껴진다. (매끈한 피부 때문인가..?)

아무튼 <기생수>는 이미 인정받은 IP인 만큼 한 번쯤 보는 것도 좋은 영화이다.

 

개인의 취향 : ★ ★  ☆   (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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