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시리즈

넷플릭스 기생수: 더 그레이 리뷰

by liokrongs 2024. 4. 8.
728x90
반응형

넷플릭스에 들어가 보니 1위를 하고 있는 시리즈가 있었다.

기생수는 워낙 유명한 IP이기도 하기에 기대반 걱정반으로 시작했다.

 

사실 조금 놀랐다. 사전에 정보가 하나도 없었기에 당연히 일본 작품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국 작품이었다. 배우로는 전소니, 구교환, 이정현, 권해효 등의 걸출한 배우들이 등장했다. 

사실 주연을 맡은 전소니 배우는 처음 들어봤지만 괜찮은 연기를 보여 주었고, 다른 배우들도 워낙 뛰어난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들이었기에 작품 전반에 있어서 연기는 좋았다.

특히, 이정현 배우는 가수에서 다시 배우로 돌아왔을 때부터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기에 필자가 정말 좋아하는 배우였다. 그런데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 색다른 모습으로 등장해서 기대가 높았다.

 

우선 <기생수: 더 그레이>는 <부산행>으로 유명한 연상호 감독의 작품이다.

본래 애니메이션 감독으로 시작한 만큼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들을 보여주는 감독이다.

<부산행>, <염력> 등의 연출을 맡았고, 최근 <선산>의 각본을 맡았다.

넷플릭스에서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감독이다.

 

우선 <기생수: 더 그레이>는 기존의 기생수를 생각하면 안된다.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기생수라는 케릭터만 가지고 왔을 뿐 전혀 다른 스토리이다.

 

6부작으로 이루어진 시리즈인데, 처음은 좋았다. 특히 이정현 배우가 초반에 등장할 때에는 기대감이 더 커졌다.

더 그레이 팀의 최중경 팀장(이정현 배우)은 마치 배트맨의 조커나, 도쿄구울의 후루타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그저 기생수를 죽이는 것 밖에는 모르는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일 것처럼 등장한다. 기생수로 변한 자신의 남편을 사냥개라 부르며 미끼로 활용하면서도 오히려 즐거워 보이는 그런 인물로 첫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금 아쉬웠다. 갑자기 최중경의 남편이 기생수가 되는, 별로 필요도 없어 보이는 회상장면이 나올 때부터 느낌이 싸했다.

그러더니 회차가 지날수록 아주 정이 넘친다. 그놈의 한국인의 정이 가득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 만약 내가 배우였다면 연기에 전혀 몰입할 수 없었을 것 같다.

그리고 약하다. 엄청 강할 것처럼 나오고, 끝까지 센 척을 하지만 사실 성공한 것도 제대로 한 것도 뭐 거의 없다. 그냥 동네 북이다. 센 척은 혼자 다하는데 결과적으로 이기는 건 거의 없는, 원피스의 에이스 같달까.

이 시리즈가 끝날 때쯤에는 그냥 자상하고 정 많은 한국 아주머니다.

 

역대급 캐릭터를 만들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정말 도쿄구울의 후루타처럼 기생수를 사냥하는 것에 미친, 그래서 선이고 악이고, 혼자 다 때려잡아서 오히려 기생수가 불쌍해 보일정도의 그런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로 갔으면 어땠을까 한다.

그리고 최종빌런이거나 바로 그 이전이거나 했으면 어땠을까. 사실 <기생수: 더 그레이> 의 최종 빌런도 임팩트가 너무 약하다. 

 

728x90

자 그럼 기생수들을 이야기해 보자.

원작에서 기생수는 정말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생물이면서 사람에 대해 관찰하는 그런 캐릭터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사람에 대해 알아가고  조금이나마 감정을 갖는다.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초반엔 그랬다. 그런데 이 기생수들도 금세 사람화 된다. 배신하고 정치질하고, 그리고 또 이 기생수들도 아주 그냥 누가 봐도 한국 기생수다. 얘네도 정이 넘친다. 정말 정이 아주 차고 넘친다.

또 한 가지는, 한국인들의 잠재적 기억을 잠식하고 있는 무한경쟁 사회, 유독 한국인들은 어릴 때부터 강요당해 온 그 사상을 기생수들도 보여준다. 결국 메인 빌런인 기생수의 목적도 인간의 조직사회에 침투해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르는 것이다.

정말 그래 한국 작품이구나 하고 인정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러니까 필자에게는 기생수의 정계 진출이 원작에서 보인 생존을 위한 정치보다는 경쟁을 위한 것 처럼 느껴졌다.

 

작품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 꽤 괜찮다. 물론 원작의 느낌을 생각했던 사람이라면  크게 실망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필자가 실망스러운 부분은 이제는 약간은 질린 너무나도 한국적인 플롯으로 결국 가버린다는 것이다.

기생수라는 뛰어난 IP에 좋은 상상력을 더했고, 뛰어난 연기자들을 섭외했다. 

필자가 생각하는 넷플릭스의 장점 중 하나가 세계의 여러 작품이 모이는 만큼 창작자에게 가해지는 간섭이 적고, 자신의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기존에 익숙하던 서사에서 벗어나서 신선함을 보여준다는 것이었다.

최근의 <살인자O난감>, <닭강정>도 그랬고, 웨스앤더슨 감독의 단편 시리즈가 그랬다.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작품이다.

시즌2는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마지막 엔딩장면과 연결된다면 시즌 2는 나오지 않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 안 그래도 산으로 간 스토리를 우주로 보내버릴 생각이 아니라면.

(엔딩은 스포가 될 수도 있으니 언급하지 않겠다.)

 

필자는 많이 아쉽기는 하지만 가볍게 보실 생각이시라면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

 

개인의 취향 : ★ ★ ★ ☆  ☆   (3점)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