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영화는 그 시대를 담는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는 필름카메라 사진으로 시작된다.

그다지 특별하지 않, 일상의 모습이지만 조제와 츠네오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

이 사진들은 영화를 개봉할 당시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24년 레트로 열풍이 멈추지 않고 계속 변화해 가면서 사람들의 곁에 머물고 있다. 단순한 일시적 트랜드가 아니었던 것 같다. 레트로와 레트로에서 파생된 수많은 문화현상은  1-2년의 트랜드가 아니라 2020년대의 문화가 될 것이고, 앞으로도 우리가 놓쳤거나,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과거들이 다시 발굴되어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을 것이다.

 

수많은 볼거리와 이미지가 넘처나는 시대, 활자보다는 이미지가 익숙한 이 시대에 많은 레트로 문화들이 새롭게 가공되어 뉴트로로 불리고 있지만, 원본의 아우라를 따라잡을 수 없는 그러한 것들도 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가 그렇다. 이 영화는 여러가지로 리메이크도 많이 되었고, 업스케일링 리마스터링도 할 수 있겠지만 원본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가 영화의 분위기와 너무 잘 맞는다.

화면의 노이즈가 사라진다면 너무 슬플것 같아

 

수많은 난관과 주변의 시선을 극복하고 결국 사랑을 나누게된  조제와 츠네오는 서로를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공존 할수 없음을 깨닫고 결국 둘은 덤덤한 이별을 한다.

 

조제에게 너무 엄격한거 아닌가 싶었던 할머니는 영화 중반부, 조제와 츠네오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 둘에게 현실을 말해준다.

 

이 아이는 몸이 불편해서 그쪽 같은 사람은 감당할 수 없어

 

 

츠네오는 할머니의 말에 조제와의 인연을 멈추지만 이제막 20대 중반에 접어든 둘은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막연하게 힘은 들겠지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츠네오는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조제에게 다시 돌아간다.

결국, 할머니의 말대로 츠네오는 조제를 감당하지 못했다.

 

할머니는 조제를 너무나도 사랑했기 떄문에 조제가 상처받는것이 너무나도 싫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결국 직접 겪어봐야 안다.

 

서로를 잊지 못했지만 그들 앞에 서있는 너무나도 높은 벽 앞에서 츠네오는 옛 사랑을 찾아가고, 조제는 츠네오의 빈자리를 휠체어로 채우게 된다.

 

조제는 다시 조개가 되어 바닷속 깊은 곳에서 굴러다니게 되었지만 아름다운 진주를 품게 되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