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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주관적인 리뷰/영화

넷플릭스 ㅣ 광대들 : 풍문조작단

by liokrongs 2024.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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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정말 가볍게 볼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제목만 봐도 가볍게 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결론적으로 선택은 옳았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김주호 감독의 2019년도 작품으로 조선 세조실록에 기록된 기이한 현상들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이다.

 

사람들의 의뢰를 받고 이야기를 조작하여 여론을 조작하는 공갈패 마덕호(조진웅 배우), 전홍칠(고창석 배우), 근덕(김슬기 배우), 팔풍이(김민석 배우), 진상(윤박 배우)은 조선 최고의 광대들이다. 어느 날 조선 최고의 권력자 한명회(손현주 배우)를 만나고 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가의 여론을 조작해야 한다.

 

극 중에서 공갈패는 21세기에 쓸법한 온갖 특수효과들을 사용한다. 조선시대에 어떻게 그런게 가능하겠냐고 말할 수 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여기에 개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정면 돌파한다. 애초에 애매하게 정말 있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보일법한 장치를 쓴다면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도 있겠지만 <광대들: 풍문조작단>에서는 아예 대놓고 과장하는 방법을 쓴다. 그러니까 배경도 조선이고, 실제로 실록에 기록된 문헌기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영화 자체는 판타지

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마치 조선에 21세기 대한민국의 기술을 보여주겠다는 듯이 더욱 화려하게 보여준다.

이러한 점들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믿고 보는 배우들인 만큼 연기도 뛰어나다.

특히 공갈패 5인방은 다들 왜 이렇게 귀엽게 나오는지 모르겠다. 고창석 배우님이야 원래도 외모에 비해 무지막지한 귀여움을 보여주시는 분이고, 조진웅 배우님도 워낙 다양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시는 분이니 그럴법하다. 조금 걱정될 수 있었던 건 김슬기 배우인데, 욕쟁이 이미지가 강렬해서 연기가 돋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 다행히 이 작품에서는 욕이 그렇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단 한번, 시원하게 욕을 내지르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기가 막힌 플로우에 속이 시원해져서 한수 배우게 되는 장면이다. 어휘력이 기가 막힌다.

 

특히나 말하고 싶은 것이 발음이다. 사실 당연한 것이어서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광대들: 풍문조작단>의 배우들 발음은 매우 잘 들려서 대사 전달이 잘 된다.

그런데 유독 요즘 다른 작품들을 보면 대사 전달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최근에 본 것 중에는 <종말의 바보>가 있다. 필자가 잘 못 알아듣는 편이기도 하지만 <종말의 바보>를 보면서는 짜증나서 중간에 자막을 켜고 봤다. 한국 작품인데 대사를 못 알아 들어서 자막을 켜야 한다니. 이런 부분은 OTT의 장점이기도 하고 정말 다행인 것 같다. 영화관이었으면, 자막도 없었겠지만, 다시 돌려서 무슨 말인지 들을 수도 없으니 말이다.

 

사...사랑합니다 창석이형...❤

 

 

108분의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 나름 전개도 빠르고 긴장감도 잘 이어진다. 마지막 하이라이트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 영화는 마지막 하이라이트 부분만 아니었어도, 킬링타임용 영화로 만점을 줘도 아깝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이전까지 몰입되어서 재미있게 보던 영화가 마지막 하이라이트에서 와장창 무너진다. 갑작스레 영화가 지루해지고, 실망감이 엄청 몰려온다. 막 엄청 나쁜 건 아닌데, 뭐랄까 기대가 커서 실망이 더 크게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또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실제 사적지의 사진을 영화에 직접 삽입해서 보여주는 것은 뭔가 대학생들 과제 발표하는 느낌이라 아쉽다. '저희가 이런 걸 모티브로 만들어요.' 하고 교수님에게 설명하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영화 중간중간에 나오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들도 실제로 존재하는 기록들이다. 다만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되었다고 해서, 실제로 있었던 일은 아니다.

 

예를 들어

세조 10년 5월 2일

<화암사에서 원각 법회 중 환한 빛과 채색 안개가 공중에 가득 차더니 부처님이 현신하시었다.>

라는 내용은 세종대왕의 형이자, 세조의 삼촌이라고 할 수 있는 효령대군이 한 말로

"다른 사람들은 모두 보지 못하였으나, 오로지 이보(효령대군)만이 이를 보았다고 스스로 말하였다."

라고 쓰여있다. 아무튼 그렇다.

 

 

아무튼 <광대들: 풍문조작단>은 킬링타임용 영화로 보기는 참 좋은 영화이다. 

가짜뉴스가 판치는 시대에 대한 비판도 적절하게 잘 담겨있고, 박장대소할 정도의 웃음은 없지만, 은근히 계속 미소를 띠는 영화이다.

 

가볍게 머리를 식히고 싶을 때 보시길 바란다.

 

 

개인의 취향 : ★  ☆ ☆   (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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